2009년 11월 23일
Nirvana Live at the Reading Festival : 9가지 단상

1. 커트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의 눈은 깊고 맑으며 슬프다
2. 조악한 무대 연출이라도, 세 명 (+ 또라이 하나)의 에너지만 충만하다면 U2의 환상적인 무대와 시스템을 능가할 수 있다.
3. Nevermind 앨범보다 이번 라이브가 더 ‘Nirvana’ 답다. 이 라이브를 들으면 (보면) Nevermind 앨범은 마치 팝 앨범처럼 들릴 수도 있다.
4. 진정한 소리는 세대를 관통한다. 저건 무려 17년 전이란 말이다, 빌어먹을.
5. 한국 사람들 중에 Nirvana 공연을 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있다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물론 맥주는 내가 산다.
6. Reading Festival의 역사가 저렇게 오래되었나, 하고 생각했다. 구글링을 해 보니 친절하게도 아래와 같이 포스터까지 떴다.
세상에. 17년 전의 라인업인데도 당장 내년의 글라스톤배리 스테이지에 올려도 무색하지 않은 이름들. 심지어 쪼끄만 글씨로 Beastie Boys와 Smashing Pumpkins도 보인다.

(다음은 출연진 리스트 : Nirvana, The Smashing Pumpkins, Beastie Boys, PJ Harvey, Nick Cave and the Bad Seeds, Manic Street Preachers, Pavement, Suede, Public Enemy, The Charlatans, Mudhoney, Screaming Trees, Public Image Ltd., Urge Overkill, Teenage Fanclub, Ride, Melvins, L7, Therapy?, EMF, Rollins Band, Catherine Wheel, Cracker, The Wonder Stuff, Levitation, Buffalo Tom, Revolver, 少年ナイフ, The Farm, Spitfire, Lunachicks, Redd Kross, Pele, Sunscreem, Leatherface, Cop Shoot Cop, The God Machine, Sultans of Ping F.C., Cardiacs, The Fatima Mansions, Eat, Mega City Four, Finitribe, Thousand Yard Stare, Wire Train, The Stairs, Scorpio Rising, Sensitize, Bjorn Again, Midway Still, Natural Life, The Milltown Brothers, Some Have Fins, BAD II, Dr Phibes And The House Of Wax, Hair & Skin Trading Co and The Hearthrobs)
7. 당시의 커트는 커트니를 무척 사랑했다. 그의 사랑은 레딩의 모든 사람들을 감동 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 커트니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면 역시 사랑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나 보다.
8. 맥주로 취기를 좀 올리고, 담배를 마음껏 필 수 있다면 조악한 사운드에 조그마한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라이브 영상도 꽤 나쁘진 않다.
9. 어제 영팝과 악숭에서 주최하고 FF에서 열렸던 Nirvana Tribute Event에 갔었다. 카피밴드랍시고 나온 녀석들이 래빗보이인가 뭐시긴가. 런닝 셔츠를 팀 유니폼이라고 맞춰 입고 나온 꼬락서니부터 마음에 안들기 시작하더니, ‘첫 곡으로 스멜 라이크 틴 스피릿 (‘Smells’란 말이다, ‘Smells’!!) 하겠습니다’는 극악의 멘트로 시작한 연주는 개판 오분전. 원곡에 대한 재해석은 커녕 장난질 치는 꼴 밖에 안되니 커트가 무덤에서 살아나 샷건으로 죄다 쓸어버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by | 2009/11/23 11:39 | Electrification | 트랙백 | 덧글(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