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어티의 저 표정을 보고 난 기억을 더듬게 되었다.
차분히 얘기하자면
난 초등학교 5학년때 피아노학원을 다녔었다.
1년동안의 학원 시절.
겨우 마스터 했던 것은 바이엘 상/하권.
나의 음악 센스의 부족보다는
그 피아노 학원에는 치명적인 변수가 있었다.
그것은 로비의 책장을 가득 메웠던 셜록홈즈 전집.
연습실에서,
피아노 치는 흉내만 내고
그 곳에 있던 전집을 몇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지금 내 나이 35세.
기억을 돌이켜보면
존 왓슨의 이름보다는 모리어티 박사의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셜록홈즈 다음에.
적수가 없던 셜록.
그리고 그 셜록의 유일한 적수였던 모리어티.
은근 그를 응원했다.
항상 모든 것들을 풀어 헤치는 셜록 보다는.
누군가가 그 건방짐을 깨부셔주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려 20년도 전, 내 어린날의 기억이었음에도,
나는 모리어티의 저 표정으로 다시 그 옛날로 기억을 피드백했다.
그랬던 사유로
지금의 나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다스몰, 다스시디어스,
세븐의 존 도,
다이하드 시리즈의 각종 악당들,
리플리에 맞서던 에일리언들,
레옹과 제5원소의 게리 올드만,
배트맨에서의 조커, 리들러, 펭귄,
샤이닝의 잭 니콜슨,
쏘우의 직쏘,
올드보이의 유지태,
인디아나 존스의 나치들,
로보캅의 나쁜 악당들,
드래곤볼의 피콜로, 베지터, 프리더, 마인부우,
크로우즈의 호센학원, 무장전선,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좀비들,
그리고,
오스틴 파워의 닥터 이블.
이들에게 이끌렸다.
영화(만화)의 주인공들이 이들을 처단할때,
왠지 모를 분함이 생겼다.
그 빌어먹을 상투성 때문에.
정형적인것들은 지루하다.
뭔가,
생각치도 않았던 어떤 것들에 의해
이런 지루함을 깨부셨으면 하는 바람은 내 오래된 역사.
하하,
딱 적당할 때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아.
모리어티.
그래, 당신은 내 어릴 적 나의 영웅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