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는 서류상으로 한국국민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이 제공하는 정규교육을 받았고,
 한국에서 태어난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당연히 이행해야 할 병역의무를 마쳤으며,
 한국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으로서 부담해야 할 세금도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고,
 선거일이 되면,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고자, 아침 일찍 선거장을 방문하여 표를 던진다.

 비록 한국이라는 국가를 내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한국 국민이라는, 내게 주어진 운명의 틀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주어진 의무에 따른 이행',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선거를 제외한다면, '기꺼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정도로 의무이행에 자발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이러한 스스로의 행동규범은, '의무조차 이행하지 못하는 자는 비판할 자격이 없다'라는 내 스스로의 discipline (마땅한 한국어 단어를 못찾겠다)에서 비롯된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한국(엄밀히 말하면 한국 정부)을 싫어한다. 한국을 싫어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이 말이 잘 이해가 안간다면, 라이벌 축구팀의 선수 이적 사항을 환히 꿰뚫고 있는 축구팬의 심리와 비교해서 생각하면 된다).옳고 그름에 대한 내 스스로의 잣대를 세워 때로는 한국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때로는 호응의 박수를 친다. 뭇 한국인과 별 차이가 없겠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스스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나 자신은 '한국인'으로서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한국의 상황에 대해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감정에 있어서 다소간의 차이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시점으로 한국을 바라보려 노력한다. 물론, 한국 내에서의 정책 변화에 따라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자그마한 기득권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겠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변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내 스스로의 판단 척도를 갖고, 이에 따라 내가 움직일 범위를 책정한다. 나는 이런 나의 자세와 행동에 대해 떳떳하다.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한국 국민의 대다수가 움직이고 싶어하는 방향에 미약하나마 추진력을 보태 주기도 한다. 

 계기가 있었다.

 경희대 사학과에 적을 두었다는 이유로 대학 시절, 선배들에게 이끌려 데모장에 꽤나 자주 몰려다녔다. 그 당시의 나는 그것이 정의인 줄 알았고, 그렇게 내가 행동하면 세상이 변할 거라 꿈꾸었다. 하나와 하나들이 모이는 커다란 힘의 존재를 믿었다. 하지만, 내가 보는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피흘려가며 옆에서 구호를 외치며 나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쳐 주던 선배는 졸업 무렵이 되어서 벽돌을 얌전히 내려놓고 공무원 시험 책을 줏어 들고 있었다. 69를 읽게 되면서 즐거운게 이기는것, 이라는 생각에 신나게 놀았고, 'GO'를 읽으면서 소속과 호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진실은 사회서적이나 교과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에 있는 법이다.

 채 정리가 되지 않는 논리로 이딴 글을 쓰려하니 머리에서 쥐가 나려고 한다. 난 좋은게 좋고 싫은건 싫은 사람이다. 그리고 좋은 건 좋다고 표현하고, 싫은 건 싫다고 표현하려한다. '이런 나를 이해해 주세요', 투로 쓰는 글이 아니라 '씨발, 나는 이럴 거라고'라고 쓰는 글이니 뭔가가 맘에 안들거나 '이건 좀 이해가 안간다'는 부분이 있으면 찾아와라.



 기다려 줄테니.









by spaceboy | 2012/05/16 14:15 | Artworks : i created | 트랙백 | 덧글(0)

UNIONWAY FEST





 무브먼트(MOVEMENT)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움직임', '행동'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 요즘은 '무브먼트', 독음 그대로 써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라는 것이 하나의 사전적인 한국어 단어로 직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제각각, 자신이 해석하고 싶은 바에 따라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이를 '분위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UNIONWAY가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UNIONWAY FEST를 개최했다. UNIONWAY KREW들을 필두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형제 밴드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소규모 PUNK FEST. 작년에는 ROLLING HALL에서, 조금은 큰 규모로 진행했으나, 올해는 (우리 집 근처에) 새로 오픈한 LIVE HALL PRISM에서 진행됐다.

 라인업은 상단의 포스터 참조. 이 중 RADIOTS는 나와 조금의 인연이 있다.
 2009년, 일본 여행. 
 여행 기간 중, 가장 해 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일본의 LIVE HALL 방문이었고, 기웃기웃 정보검색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신주쿠의 LOFT에 찾아갔다. RADIOTS는 내가 찾아간 날 공연을 하고 있었던 몇 개의 팀 들 중 하나. 지하 3층, 음침한 라이브 홀에서 꽉 찬 관객들과 땀흘렸던 네 시간 남짓의 시간 중에서 이 녀석들의 공연은 지금까지도 꽤나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있다. 뭔소리를 지껄이는 지는 도무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으나, 일단은 '존나' 열심히 하는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다. 이 녀석들이 한국에 온다니. 그것도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공연장에서 연주를 한다니. 

 7시 30분 쯤 라이브홀에 입장했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공연장을 나선듯 하다. 공연장 내내 마셔댔던 맥주와, 공연 내내 흡수했던 에너지로 인해 나는 어느정도 HIGH 상태였고, 친구들과 한 잔 두 잔 소주잔을 기울이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집으로 업혀갔다. 

 나는 딱히, '펑크 마니아'로 나 자신을 칭할만큼 펑크에 빠져있는 녀석이 아니다. 하지만, 펑크는 정제되지 않은 채, 무지막지하게 질러대는 내추럴한 에너지가 가득 차 있어서, 내가 모르는 밴드건, 내가 모르는 노래건, 내가 모르는 멤버건, 공연을 보는 내내 나를 몰아치는 무언가가 있다. 클래식이건 네오펑크건 장르 따윈 중요하진 않고, 스테이지가 있고 스캥킹과 슬램으로 무장한 관객들이 있으며 그리고 한 손엔 맥주, 한 손엔 담배가 들려 있다면 그걸로도 족한 것이다.

 (돈도 안되는) 무브먼트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환택씨와 UNIONWAY KREW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관중들의 SUPPORT가 (작년에 비해) 조금은 떨어진 듯 한데, 내년에는 좀 더 멋진 무언가를 좀 더 많은 누군가들과 함께했으면 한다.

 RESPECT.






















by spaceboy | 2012/05/15 16:01 | Electrification : muzique | 트랙백 | 덧글(1)

UNION




UNION 3인방 (좌로부터 믹, 코난, 영욱도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태동의 시기를 거쳐, UNION이 오픈을 했다.

 UNION이 오픈을 하면서 이태원에는 두 군데의 허브가 생긴 셈이다. 조금 이른 시간에는 UNION, 그리고 조금 늦은 시간에는 MYSTIC. 뭐, 굳이 시간대를 지켜야 하는 건 아니고, UNION에 오래 머물고 싶다면 더 있어도 되고, MYSTIC에 일찍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즉, 괜찮은 옵션들이 생겼다는 셈.

 UNION은 독특한 구조다. 2층은 '화합'이라는 이름의 소주집이고, 3층은 디제이부스가 있는 클럽, 4층 옥상은 Roof-off 형태의 라운지로 운영된다. 즉,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층에서 소주 먹다가 알딸딸해 진 상태에서 3층 올라가서 예거밤 마시면서 좀 뛰어 놀다가 지치면 4층에 올라가 담배 한 대 피며 땀 좀 식히면 된다는 얘기고, 여자한테 작업하는 중인 남자라면 2층에서 소주 좀 마시면서 분위기 띄우고 3층 올라가서 예거밤 마시면서 좀 붙어 있다가 4층에서 달콤한 멘트 따위로 쇼부를 보면 된다는 말. 5층에 객실만 있다면 말 그대로 One-Stop-Multi-Purpose 인 셈이다. 

 아무튼, 꽤 괜찮은 동생들의 오랜기간 준비와 노력으로 탄생한 베이비다. 오픈하고나서 어떻게 돌아가려나, 내심 걱정과 우려를 좀 했던 건 사실이었으나, 그것은 기우!! 잘된다. 손님도 많고, 분위기도 좋다. 그리고 손님들이 손님들을 데려가고, 분위기도 점점점 끌어올려가고 있는 중이다. 

 건투를 빈다. 
 잘 해 나갈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UPPORT!





by spaceboy | 2012/05/07 17:01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A Walkway of Metasequoia




 참 좋더라. 입장료로 받았던 1,000원이 상술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세한 담양 여행 이야기는 To be Updated...






by spaceboy | 2012/05/04 10:59 | Air : Out of the City | 트랙백 | 덧글(0)

선물




 고운 마음으로 선물을 포장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냈다.
 그 고마웠던 사람들 중에는 미운 사람도 있었다.
 선물 보낸지 한참이 되었는데, 그 사람에게선 아무런 얘기가 없다.

 하 이상해서 선물을 받은 친구 중 한 명에게 물었다.
 선물에 대해서 아무런 얘기가 없었냐고.

 이랬단다.
 "왠일이야? 이쁘다."
 끝.

 선물을 받으면 빈말이라도 고맙다, 고 하는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 선물에 음흉한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그래도 일단은 고마움을 표하고 정중히 거절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친한 형이 나에게 좋은 뜻으로 선물을 보낸 적이 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내 책상위에 놓여진 선물을 (내 허락없이) 그 사람은 포장을 뜯어본 후,
 '이건 업체에서 보낸 음흉한 선물'로 간주해버리고, 연말연시에 업체로부터 발송된 선물에 대한 사측 내규를 발췌하여 전 팀원에게 발송한 적이 있다. 
 그 친한 형은 나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로인해 졸지에 그 형은 내 친구에서 '업체 사람'으로 전락해 버렸고, 그 선물은 선물에서 '뇌물'로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너무 짧은 에피소드라 페북 등에 남길까 고민도 했지만, 그냥 내 블로그에 배설해 둔다.
 갑자기 짜증이 너무 났고, 내가 괜한 짓을 했나 싶기도 하다.  



by spaceboy | 2012/05/03 09:45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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