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0일
포니

올해의 발견, Pony.
작년 연말에는 검정치마가 눈과 귀에 띄어, 자동차의 시동만 걸면 뾰뵤뵹뵹, 날 좋아해줘, 가 울려퍼졌는데, 올 연말은 ‘Best CD in the Car’ 포지션을 Pony가 대체할 것 같다. (그러고보니 둘 다 루비살롱 소속이라는 묘한 공통점이. 레이블 대표가 좀 간지 있는 녀석인듯)
홍대 바닥에서 좀 뛰어주고 땀 좀 흘려준다는 소문을 듣고, ‘언젠가 라이브를 보러 가리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예습부터 해야 할 것 같아 향뮤직에서 지른 씨디.
요즘 내가 감이 좀 있는지, 최근 구입하는 씨디들은 노래를 한 곡도 들어보지 않고 질렀어도 꽤 양질의 음악을 토해내는게 좀 신기하다. (불쏘클 EP와 Arctic Monkeys 신보는 제외)
Danceable함을 기치로 내 걸고 있다면 일단은 성공적인 1집. 보컬의 목소리가 연주 속에 약간 먹먹히 묵혀버린게 흠이라면 흠. 뭐, 애초에 불쏘클 악어떼 싱글 만큼의 짱짱한 보컬 메시징 전달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가사집을 보지 않고서는 무슨 얘기를 지껄이는지 알아 듣기는 살짜쿵 힘이 든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서운함 따위는 시원한 연주와 ‘달려주심’에 이내 묻혀버리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아직 라이브를 보진 못했지만, 소문에 의하면 ‘모델급의 개간지’ 풍채까지 지니셨다고 하니, ‘수준급의 노래/연주와 더불어 밴드맨은 역시 간지가 있어야’라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는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
그런데,
앨범 자켓은 왜 고따구로 만들어놨는지. 커버 이미지는 깔끔하고 귀여운데, 속지는 마치 90년대 초반의 정말정말 가난한 인디밴드의 대충 만든 씨디 속지에 버금갈 정도로 대충대충 무성의하다. 음악에 정말 자신이 있어서 속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따위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올드스쿨을 표방하고자 그랬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탄생 시킬 때 그 피조물을 100% 완성도로 이르게 할 만큼 역량이 부족해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2집 때도 고따구로 자켓 만들면 나에게는 퇴출 1순위가 될 수도 있다.
내가 프리메라리가의 비야레알을 좋아하는 건 팀의 성적이 좋거나 훌륭한 선수들, 혹은 감독을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골대 그물까지 노란색으로 준비해 둘 정도로 발톱끝까지의 세밀함에 신경을 쓰는 그들의 자세가 존경스럽기 때문이다.
# by | 2009/10/30 11:48 | Electrification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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