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Hours (off the stage) with Ian Brown




 

펜타포트 셋째날 헤드라이너로 올라오기 위해 이안 브라운이 내한했습니다.

이안 브라운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뮤지션으로도 유명하죠. 특히, O by O 라인의 카즈키와는 친한 친구 사이고, 카즈키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안에게 옷이랑 신발 등을 몇 박스씩 보내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네요.

 

각설하고,

 

오늘, 이안 브라운과 두 시간 여를 함께 보냈습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PR 팀은 어렵게 어렵게 그와의 인터뷰를 섭외하였고, 제 역할은 인천 모 호텔 숙소에 묵고 있는 그와 그의 세션들을 모시고 경복궁으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호텔 로비의 식당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있던 이안과 악수를 나누었죠. 씨익, 하고 소박한 웃음을 지으며 제 손을 꼬옥 잡는 그. 금방 밥 먹고 나올테니 기다려달라네요.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이안은 같이 담배나 한 대 피자고 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 담배를 피려고 하니 자기 것을 피라고 하며 영국산 담배를 한까치 내밀더군요. 무슨 담배였는지 라벨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일본의 HOPE 처럼 독하고 짧은 담배였습니다. 그가 담배를 다 피우고 재떨이로 꽁초를 던졌는데 밖으로 떨어지더군요. 이안에게 저 꽁초 주워다가 이베이에 팔아도 되냐고 물어보니, 하하하 웃으면서 제 등짝을 후려칩니다.

 

그는 술을 끊은지 꽤 오래 되었다고 합니다. 몸에 큰 이상을 느낀 어떤 시점 이후로는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하네요. 대신 담배는 절대 끊을 수가 없다며...

 

어느덧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가 준비되고 차에 올랐습니다. 버스에 올라, 후덕한 인상의 매니저와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이안 옆에 앉았습니다.

 

이안의 지독한 맨체스터 액센트를 완전히 알아듣지 못하는 제 자신에 대해 질책을 하며, 조금조금씩 대화를 이어나갔죠.

 

소문과는 달리 그는 참 다정하고 친절하며 사려 깊고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세 명의 아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존경하며 세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수요일까지 한국에서의 체류 일정도 주로 고궁 위주로 다닐거라고 하더군요.

 

그의 큰 아들은 벌써 열 여덟 살 이라고 합니다. 이안이 열 여덟 살 짜리 소년의 아버지라... 그의 아들은 음악을 한다고 합니다. 밴드 멤버라고 하는데, 그런 그에게 이안은 유명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돈을 위해서 음악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음악을 하라고 항상 강조한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얘기 도중, 그에게 지독히도 아마추어적인 소박한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냐고. 고민하는 기색 없이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지금 이순간이다. 내게 있어서 내 인생은 순간순간이 최고다"

 

저는 이번 주 목요일에 후지락에 갑니다. 아시겠지만 이안도 올해 후지락 무대에 오르죠. 이안은 지금까지 다녀 본 락페스티벌 중에 후지락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전 당연히 글라스톤베리를 꼽을 줄 알았는데, 그는 후지락의 환경과 분위기를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버스는 목적지인 경복궁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인터뷰 팀들에게 이안과 일행들을 소개해주고 이안과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같이 사진 찍어도 되겠냐는 제 요청에 시익 웃으며 my pleasure라고 하며 다정한 포즈를 취해 주는 그. 평생 잊지 못할 가보가 또 하나 늘었습니다.

 

꿈과 같던 두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설레서 이 시간에 멍 하니 누워서 아이폰에 저장되어 있는 그 사진을 힐끔거리고 있답니다... ㅋ

 

염장질 죄송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염장질 하나.

그가 저를 후지락 백스테이지로 초대했습니다. 후지에서 그를 또 만나게 됩니다. ^^


 




 

 

by spaceboy | 2010/07/27 10:34 | Electrification : muzique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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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블루헤븐 at 2010/07/27 22:25
영팝에 글남기셨던 분이군요!
이안브라운과 같이 있으시고 백스테이지까지 초대받으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ㅎㅎ
이안브라운에게 정말 한국에서 공연 환상적이였고 한국에 와줘서 고맙다고..혹 다시 올수 있으면 와달라고 전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지에 피켓이라도 들고갈까 고민중이네요..
Commented by 메리체인 at 2011/08/27 22:28
지나가던 이안브라운 팬인데요^^
오 이안에게 18살짜리 아들이 있다는 건 첨 알았어요
그 아들이 하는 음악은 어떨지 급 궁금해지네요
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당
Commented by spaceboy at 2011/08/30 17:56
그러게요. 저도 갑자기 급 궁금해 지네요.
찾아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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