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3일
Alex, the married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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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출장길을 마치고 김포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 가는 길.
바쁜 스케줄로 인해 저녁을 해결하지 못한지라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그래서 들른 순대국밥집.
누구 말마따나 ‘간지나게’ 순대국밥을 떠먹고 있는 와중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발신자 표시 없음.
통화 버튼을 누르자 마자 대뜸 욕지꺼리가 들렸다. “Hey, stupid dick head. How’s it going?”
한국을 떠나 싱가폴로 간 Alex (A.K.A. Tall Gay Al)다.
녀석은 Gecko’s Blues F.C.에서 3년간 동고동락했던 팀원이자, 나와는 일본으로 U2 Vertigo Tour를 함께 보러 갈 정도로 가장 친한 친구다.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데, 문득 녀석이 하는 말. “Dude, I’m getting married tomorrow.”
나는 지금까지 녀석이 내가 아는 최고의 Bohemian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티끌만큼의 구속을 부정하며, 온 세상을 떠돌며 지구상의 모든 여자와 잠자리를 할 기세로 살아가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속옷 (팬티)을 입는 것은 자기 Dick에 대한 억압, 이라며 말도 안되는 논리를 떠들어대는 종마라고 생각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Married라는 단어가 내게 비현실적으로 들렸을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내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그에게 전했을 때, 그 녀석은 무척이나 반색하면서
‘All the girls in the world are yours, my apprentice’ 라고 했던 그 아닌가.
아무튼,
비현실적이긴 했지만, 소식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는 행복에 가득 차 있었다.
결혼식 바로 전날에 연락한 주제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는 나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다면서 자기에게 고마워하라는 말도 안되는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하늘을 자유로이 떠돌던 Bohemian의 지상으로의 추락이 서글프긴 했지만, 진심으로 녀석의 행복을 기원했다.
그러나, 몇 가지 남겨진 뒤끝…
1. 내년에 같이 후지락 가기로 한 약속은 어떻게 되는 거냐.
2. 와이프는 Blonde Russian Beauty. 그 짐승 같은 놈에게 이게 말이 되는 거냐고.
3. 결혼해서 아일랜드로 간다고? 왜????
4. 나도 내년에 결혼한다.
# by | 2010/10/13 10:00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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