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주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난 참 말주변이 없다.

 논쟁이 생기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금이나마 궁지에 몰린다는 느낌이 들면 말문을 닫아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다.

 대신,
 짧은 글로, 내가 가진 생각을 축약해서 표현하는 재주는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그 생각은 나혼자만의 것이지
 상대방의 해석에 따라 내 의지를 거스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왜냐하면 그 글은 무지 짧으니까. 하이쿠처럼.

 레이녀석이 며칠 있으면 시작하는 컬렉션에 쓸 브랜드 컨셉 설명 문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문장의 연속을 만들어 주었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착각일 뿐입니다.

 당신이 보는 그것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주관이 말하는 것일 뿐.

 정확한 그것을 잡아내는 건 쉽지 않지만 당신의 몫입니다.


 What you see is not what really it is.

 The object can not say anything but you think it says something.

 It is pretty hard to hear its voice but it is all up to you.


 다행히도 마음에 든단다.

 문제는 뭐냐하면, 나는 내 생각처럼, 내가 하는 말 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

 나는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항상 들으려 한다.

 그 대상이 말한다고 생각하는 정확한 그것을 잡아내었다고해도 항상 오류투성이.

 반성과 반성을 거듭해도, 항상 제자리걸음인 것을 어떡하냐고.

 돌려 말하면 나는

 내 의지와 내 삶이 걸어가고 있는 길은 항상 엇박을 내고 있다는 말이지.


 파아란 소파에 기대어

 재미의 나지막한 코골음을 들으며

 마지막 담배의 불을 붙이고, 내뱉는 한숨.


 그냥 이 순간만을 받아들이고 편하게 잠이 들어야 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걸 어떡하냐고.....





 

 


 


 

 

by spaceboy | 2011/03/11 02:00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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