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세차 전, 동휘가 찍었다. 죠이와 함께 찍힌 첫번째 사진



 참 많은 양의 알콜을 소비했다, 지난 주말.
 금요일 11시를 시작으로, 오늘 양재 꽃시장으로 출발하기 전, 샤워를 하고 차에 오를 때까지 두뇌가 멍해있었던것 같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단 주말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듯 싶다.
 주중에도 마셔댔다. 딱 그 다음날 일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큰 지장이 없을 정도, 였지 지장은 물론 있었던 듯 싶다. 오전에는 모니터를 쳐다보는게 피로했다.

 죠이가 내 손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목욕을 시켰다.
 겨울 내내, 지저분한 눈, 그리고 도로에 흩어져있는 흙탕물로 녀석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양재 꽃시장에서 현철형 사무실 입점 기념을 위한 벤자민을 주문하고,
 압구정에서 현철형 만나러 가기 전, 1시간 정도 빈 시간을 할애해서 세차를 했다.
 말쑥해진 녀석. 내가 그동안 무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미안했다.
 고양이 죠이 녀석은 목욕을 엄청 싫어했던 녀석이라는 기억이 난다. 자동차 죠이는 그렇지 않겠지, 라고 생각한다.

 양재 꽃시장은 좋았다.
 솔직히, 나는 식물원의 팬은 아니다.
 동물원에서 시간이 남아 돌아도, 호랑이를 한 번 더 보면 보았지, 식물원에 내 스스로 들어가는 일은 잘 없다.
 하지만, 오늘 들어간 꽃시장의 실내. 입구 문을 열자마자, 내 후각에 스트레이트로 꽂혀버리는 풀냄새가 참 좋았다.
 오랜동안 머무르진 않았다. 첫번째 가게에서, 나와 동휘 모두 '이녀석이다!'라고 생각한 벤자민을 잽싸게 구매하고, 화분에 조그만 장난질을 치고나서 나와버렸다. 그러나, 풀냄새의 잔존감은 꽤나 오래 지속되었다. 오히려 더 오랜시간 머물렀다면 그 느낌이 덜했을지도 모른다.

 현철형, 동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철형과 같이 있으면 이야기의 주제는 보통 아래로 귀결된다.
 1. 서핑
 2. 축구 (혹은 위닝일레븐)
 3. 사람 (주로 주변 사람)
 오늘 역시, 주제의 폭은 저것들을 벗어나지 않았다. 모처럼 날씨가 풀려, 야외 자리에서 햇볕을 쬐며 그득하게 담배를 피우며 수다를 떨었다.
 현철형이 많은 좋은 이야기들을 내게 전해주었지만, 아직까지 가슴속에 남아있는 묵직하고 아쉬운 감정들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형은 그런 나를 눈치채고 이해하는 듯했다. 좋은 사람이다.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쉬이 결론지으며 말을하지 않는다. 동휘는 늘 그렇듯, 옆에서 듣고만 있는다. 그러다가,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얘기가 나오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그게 참 예리하다. 좋아하는 속깊은 동생.

 지금, 1시가 다 되어간다. 만유와 첼시의 경기가 있는데, 오늘은 아스날의 4위 입성을 위해 만유를 응원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붙이자면,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나가기 위한 마지노선이 리그 4위인데, 아스날은 현재, 첼시 등의 다른 팀과 함께 힘든 4위 입성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단계에서 만유를 따라잡는것은 불가능하다). 오늘 일기를 마치고, 담배 한 대를 더 피우고, 양치를 한 후에, 집 안의 모든 불을 끄고 중계를 보다가 잠이 들어야겠다.
 
 잠이 쉬이 들었으면 좋겠다.
 내일부터 2주 정도는 조금 바쁠것 같다.









by spaceboy | 2012/02/06 00:59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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