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




 "남들이 뭐래도 이건 우리가 존나 잘해. 아무도 못 따라해. 따라해도 우리만큼은 못해"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에선 최선을 다한다. 항상 그래왔다. 
 Vans 시절도 그 중 하나였고, 그 당시 내가, 우리가, 우리 형제들이 하던 것들은 저렇게 말해도 하나도 부끄러울게 없었다. 
 지금은 Heineken에서 만드는 모든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Heineken presents Stardium은 한국의 어떤 브랜드도 못따라가는 이벤트로 자리잡고 있다. 내가 만든 이벤트는 아니지만 성장과 성장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으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의 Vans를 보면 씁쓸한 생각이 든다. 

 내가 떠난지 단지 2년만이 지났을 뿐인데, 함께 했던 형제들은 하나둘씩 등을 돌리고 떠나가는게 보이고, 당시 우리가 지켜왔던 가치와 간지는 많이 흐릿해져서 지금은 브랜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무브먼트였던 House of Vans, 스케이터든 아니든 다 함께 모여서 웃고 떠들고 놀았던 Go Skateboarding Day, Star Wars 팬들이라면 잊지못할 Vans x Star Wars Movie Night,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얘기를 조용히 하던 형제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고자 애썼던 #livingoffthewall. 정말 많은 추억들이 있고, 그 추억들은 나에게만 자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제품 증정 따위가 아닌 정당한 현금지급으로 밴드들과 아티스트들을 서포트했고 (어떤 일이 있어도 아티스트 비용은 절대 손대지 않았다), 스케이터에게는 계약에 따른 개런티를 지급하는 기준을 만들었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 에이전시들에게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예인들이 신고 나오는 신발이라서가 아니라 멋진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서 사람들이 신발을 사서 신을 수 있도록 항상 멀리 보려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언젠가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되기를 항상 바랐다. 그 누구에게도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지금의 Vans Korea는 내가 없었으면 '싸고 예쁜 신발'에 머물렀을 거라고.  

 오늘 한국에서 진행한 아디다스의 푸샤티 이벤트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걸 보고 2014년 House of Vans가 오버랩이 되어서 뜬금없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Vans Korea 녀석들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다만, 이걸 보고 나에게 불만을 품는다던가 뭔가 변명거리를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지난 2년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아직까지 나에게 아주 조금의 애정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만약 불만을 품어도 나는 상관 없고, 변명거리를 가지고 날 찾아오면 창피할 정도로 응대해 줄 자신 있다.  



 마지막으로, Paul Van Doren이 늘 하던 얘기를 남긴다. Vans 가족이라면 이걸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거다. 

 "It was never about waving around like a flag. It was always about the people."



 - Vans Korea 초대 마케팅 매니저 허재석


by spaceboy | 2017/02/03 21:24 | Job : What I've done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catology.egloos.com/tb/319528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