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8일
로보카 폴리
<2004년 7월 8일의 에피소드>
경찰은 꽉 막히고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었다.
Word Coffee의 오프닝 파티. 큼지막히 열린 창문으로는 에스테반 x 김토일의 공연이 한창이었고, 브라운브레스 앞 골목은 맥주 캔을 손에 쥔 친구들의 수다가 가득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데리고 온 아들들인듯, 아주 어린 꼬맹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꺄르륵대는 조그마한 블록파티가 진행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경찰차가 홀연히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는 경찰의 반갑지 않은 등장에 이골이 나 있던 터였다. 뭔가 조그마한 이벤트를 한다치면 경찰이 등장한다. 민원이 들어왔단다. 이벤트의 대표를 호출한다. 실강이를 벌인다. 경찰이 사라질 때까지 잠시 이벤트를 멈춘다. 경찰이 사라지면 볼륨을 한껏 낮춰 이벤트를 이어간다. 다시 경찰이 등장. 반복...
예와 같이 우리 앞으로 조용히 미끄러져온 경찰차는 특유의 칙,칙 하는 확성기 소리를 냈다. 늘 그랬듯, 당연히 누군가가 소음 민원으로 등장한 경찰이 우리를 제지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뜬금없이 경찰차 확성기에서 울려퍼진 멘트.
"안녕, 나는 로보카 폴리야"
꼬맹이들을 발견한 경찰의 깜찍한 선물. 의외의 귀여움에 우리에게선 웃음과 박수가 퍼져나갔고, 그렇게 토요일의 오후는 평화롭게 흘러갔다.
# by | 2020/07/08 10:08 | Ignition : thought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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